사랑, 기억을 부르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화의 과정을 통해서 사랑을 학습한다. 사랑의 학습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학습하는 과정이자 반복이다. 사랑의 학습, 그 중에서도 지나간 지나갈 그리고 나가올 학창시절의 남녀 간의 사랑은 특별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를 알아가면서 동시에 타인을 이해해 나가는 순간들의 열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순간은 두 사람의 거리감과 일치감을 확인하는 지점으로부터 연인관계라는 싹을 솟아나게 한다. 그리고 연인의 관계는 두 사람의 거리감을 꿰뚫는 두 마음의 전송을 수신하는 단계로 진행된다.

   어쩌면 사랑은 제자리걸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시작’의 굴레일지도 모른다. 달리말해 사랑은 어떤 시작의 미소이고 그 시작은 사랑의 표정이다. 사랑과 시작의 환원적 반복. 요컨대 사랑은 시작만 존재할 뿐이고 그 끝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흔히 사랑의 끝을 이별이라 부르고 그 이별을 사랑의 시작이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과 이별의 사건을 서로 결속해서 만들어낸 착시에 불과하다. 그 착시는 사랑과 이별의 개별적인 고유의 속성을 배제하고 두 개념을 하나의 사건으로 혼동한 관념일 뿐이다.

   사랑의 과정은 ‘연습’을 불허한다. 왜냐하면 사랑의 다른 이름은 무구(無垢)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습이 불허된 사랑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엇갈림’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왜냐하면 사랑은 시작이고 그 시작은 어설픔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의 어설픔은 언제나 사랑의 엇갈림과 짝을 맺게 된다. 따라서 사랑의 학습은 '어설픔'과 '엇갈림'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는 무지(無知)를 하나하나 이해하는 과정이기도하다. 왜냐하면 어설픔과 엇갈림의 조우는 무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랑의 과정은 자기의 무지로부터 벗어나 자기와 타인을 동시에 이해하면서 삶의 지혜를 습득해 나가는 일이기도하다. 요컨대 사랑은 무구와 무지가 빚은 어설픔과 엇갈림의 풍경이다.

   사랑은 자신의 욕망과 아름다운 모습을 연인에게 호소하는 과정이다. 이는 자기 자신의 잠재된 내면의 욕망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하다. 특히 연인의 육체를 향한 내면의 욕정은 타인의 육체를 꿈꾸기도 한다. 그 욕망의 꿈은 사랑의 파문(波紋)을 야기한다. 파문의 징후는 연인에 대한 무관심과 외면, 그리고 거짓말과 눈치 보기를 동반한다. 이 파문의 과정은 죄책감과 탐욕으로 빚은 수레에 올라탄다. 그리고 그 수레의 궤적은 밝혀질 수밖에 없는 밀회로 향한다.

   파문의 시선은 단수가 아니다. 파문의 시선은 복수로 존재한다. 그래서 사랑의 파문은 갈등과 망설임, 그리고 유혹의 얼룩자국을 새긴다. 이 얼룩자국은 정신과 육체의 분리를 조장하고 그 결과 순결과 타락의 이분법을 창조한다. 연인의 사랑은 기본적으로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순결을 전제한다. 이 순결은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육체만을 강요하곤 한다. 이는 순결을 자신만의 소유물로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의 순결이 발생하는 조건은 자신만의 ‘소유’로부터 비롯되는 것만이 아니다. 사랑의 순결은 분할된 정신과 육체의 ‘엇갈림’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러한 심신의 엇갈림은 연인 사이의 소통의 부재나 불일치에서 야기되고 각자의 마음에 공허하면서도 이름 모를 아린 상흔을 새기곤 한다. 아울러 파문의 엇갈림은 집착과 정리, 그리고 마음의 요동과 육체의 쾌락이 뒤범벅된 사건들로 점철된다. 이러한 엇갈림은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남과 여의 본원적인 거리감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그 거리감은 남자가 표면의 육체와 정신을 소유한 분산적 유형라면 여자는 깊이의 육체와 정신을 소유한 몰입적 유형이라는 점에서 형성된 것이리라.

   파문의 종극은 육체의 죽음이다. 아마도 그것은 사랑의 엇갈림이 지향하는 지점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파문이 피의 축제를 야기하는 일은 극단적인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장적인 선택은 작지만 집요한 씨앗을 남겨놓는다. 그것은 주검마저도 포옹하는 집념으로서의 사랑이다. (정신적인) 사랑은 엇갈림과 그 파문, 그리고 파문의 종극을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사랑의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사랑은 언제나 둘이 만들어가는 시작의 지점에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꽃의 곁에서 기적같은 일상들 밤나무골 파주런 밝은세상 퀼트하는마마 지니어스키즈 비단잉어 늘푸른나무 강룡이의 맛을 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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